우표 한 장에 13년이 담겼다 — 선수 한 사람만을 위한 첫 기념우표가 온다
우체국에 편지를 부치러 갔다가 유리 진열장 앞에서 발이 멈추는 날이 있다. 오늘 서울중앙우체국 지하 우표박물관에는 게임 화면에서나 보던 얼굴이 우표 전지 위에 앉았다. 우정사업본부가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기념우표 전시관을 열고, 오는 23일 정식 발매를 알린 자리다(뉴시스 현장 보도, 확인일 2026-10-10).

한 사람만을 위한 처음
대통령이 아닌 스포츠 선수 한 사람만이 우표의 주인공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국가대표 여러 명이 함께 실린 적은 있어도, 개인 단독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페이커는 2013년 데뷔 뒤 월드 챔피언십 6회, 국내 리그 10회, MSI 2회 우승을 쌓았고, 올해 1월에는 e스포츠 선수로 처음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기록이 쌓이면 사람의 이름은 어느 순간 풍경이 된다.
우표에 제 얼굴이 들어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 페이커 (뉴시스 보도 인용)

두 장의 전지가 나누는 시간
이번 우표는 한 소재를 전지 2종으로 내는 첫 시도다. 전지 한 종마다 낱장 10장이 붙고, 각 7만 장씩 모두 14만 장이 발행된다. 첫 전지는 데뷔 초창기부터 2016년까지의 시작을, 두 번째 전지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우승을 담는 구성이다. 챔피언 스킨은 대국민 투표를 거쳐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 모으는 사람이라면 두 전지를 한 쌍으로, 선물이라면 받는 이가 기억하는 우승 연도에 맞는 전지부터, 가볍게 시작한다면 전시관에서 실제 크기를 먼저 본 뒤에 정하는 쪽이 후회가 적다. 발매일인 23일에는 우표포털과 인터넷우체국 안내를 확인하자.
종이 한 장은 작지만, 오래 남는 방식으로 사람을 기억한다. 화면 속 전설이 우체국 진열장에 앉은 오늘, 그 자리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단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