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든다 — 평년보다 이틀 늦은 가을의 초대장

아침 기온이 두 자릿수로 내려앉으면 산은 말없이 색을 바꾼다. 올해 그 첫 신호가 떨어지는 날이 바로 오늘, 9월 30일이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가 내놓은 2026년 단풍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설악산 첫 단풍은 평년(9월 28일)보다 이틀 늦은 9월 30일 전후로 시작된다(출처: 세계일보·케이웨더). 웨더아이는 사흘 더 늦은 10월 3일로 봤지만, 두 기관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건 하나다. 올해 단풍은 평년보다 늦다는 것.

첫 단풍과 절정은 다르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부터 정리하자. 기상청의 기준에서 '첫 단풍'은 산 정상에서 아래로 약 20%쯤 물든 상태를, '절정'은 산 전체의 약 80%가 물든 상태를 가리킨다(출처: 세계일보). 첫 단풍 소식이 나왔다고 바로 산 아래까지 붉게 물들었다고 보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 이미 지난달 31일 해발 1,708m 대청봉 일대에서는 단풍이 관측됐다고 국립공원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밝혔다. 하지만 이건 정상부의 일부 나뭇잎일 뿐, 아직 첫 단풍이 아니다. 같은 산에서도 정상부와 산 아래는 물드는 시기가 2주 이상 벌어진다. 단풍 전선은 하루에 약 20~25km씩 남하해, 강원 산간에서 시작된 붉은 물결이 남부에 닿는 데 한 달 넘게 걸린다(출처: 세계일보).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단풍이 관찰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기온이 지속해서 낮아지면 설악산 전역에서 더욱 뚜렷하고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 — 권기현 설악산국립공원 대청분소장(출처: 세계일보)

단풍으로 붉고 노랗게 물든 설악산 고봉과 계곡의 파노라마
단풍으로 붉고 노랗게 물든 설악산 고봉과 계곡의 파노라마. 2026년 첫 단풍은 평년보다 이틀 늦은 9월 30일 전후 시작될 전망이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언제 어디로 가야 할까

그래서 언제가 '진짜' 단풍 여행의 타이밍일까. 케이웨더는 설악산 절정을 10월 19일, 북한산 절정을 11월 1일로 내다봤다. 웨더아이는 설악산·오대산 절정을 10월 16~25일로 잡았다. 지역별로는 강원 산간이 10월 중·하순, 중부가 10월 19일~11월 1일, 남부가 11월 초~중순이 유력하다(출처: 세계일보). 절정일 하루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 2026년 단풍은 늦게 시작하고 두 기관의 전망도 며칠씩 갈리는 만큼, 특정 하루보다 지역별 '주간' 단위로 잡는 게 현명하다. 강원권이면 10월 셋째 주 이후, 서울·중부면 10월 말~11월 초, 남부 유명산이면 11월 초까지 선택지를 열어두자.

단풍으로 물든 산길을 걷는 여행자의 뒷모습
단풍으로 물든 산길을 걷는 여행자의 뒷모습. 강원 산간의 단풍 절정은 10월 셋째 주 이후가 유력하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실천 팁. 첫 단풍만 보고 덜컥 예약하지 말 것. 출발 전날 기상청의 유명산 단풍 현황과 국립공원 탐방로 통제 정보, 실시간 CCTV를 꼭 확인하자. 가을비나 강풍 한 번에 단풍이 순식간에 떨어질 수 있다. 평일 오전 출발이면 설악산 주차 스트레스도 절반으로 준다.

산은 매년 가을,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순서로 붉어진다. 늦게 왔다고 해서 덜 아름다운 건 아니다. 오히려 기다린 만큼의 가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