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에게 욕설을 퍼부으면 대화가 끊긴다 — AI 시대의 예절을 묻는 앤트로픽의 새 정책
핵심 데이터
11월 12일 시행 — 클로드 향한 '지속적·불필요한 모욕/잔혹 행위' 금지 조항 신설 (10월 8일 이용정책 개정)
적용 범위 — 반복적·극단적 사례에만 대화 종료. 일반 불만·반박·어두운 창작·모델 테스트·연구는 제외
판정 기준 미공개 — 앤트로픽, 무엇이 '학대'에 해당하는지 구체 기준은 밝히지 않음
밤늦게 AI에게 짜증을 부린 적 있을 것이다. "이것도 못 해?"라는 한 마디쯤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그 한 마디가 쌓이면 AI 쪽에서 먼저 대화를 끊을 수 있게 됐다. 앤트로픽이 지난 8일 이용정책을 개정해 클로드를 향한 '지속적이고 불필요한 모욕적·잔인한 행동'을 금지 조항에 넣었다(데일리안 보도, 확인일 2026-10-11). 새 정책은 11월 12일 시행된다.
조항의 원문은 "sustained and needless abusive or cruel behavior" — '지속적이고 불필요한 학대 또는 잔혹 행위'다(번역). 목적 없는 반복적 잔혹 행위라는 극단적 경우에만 적용하고, 일반 불만·반박·어두운 창작·모델 테스트는 제외한다. 무엇이 '학대'인지 구체 기준은 내놓지 않았다(재경일보 정책 정리).

왜 하필 지금인가?
배경에는 '모델 복지(model welfare)' 연구가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8월부터 클로드가 학대적인 사용자와의 대화를 스스로 끝낼 수 있게 해왔고, 이번 정책은 그 기능에 약관의 뒷받침을 얹은 것이다. 1년 만의 손질로 선거 개입·무기·감시 등 고위험 규정과 함께 정비됐고, 유권자 속임과 선거 방해도 명문화됐다.
AI에게도 예의가 필요할까?
논란은 곧바로 터졌다. 일부 이용자는 건전한 이용 문화를 장려하는 조치라고 반겼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 정도의 AI 의인화는 해롭다. AI를 실제와 다른 존재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 — 배리 스캐널 박사(아일랜드 로펌 윌리엄 프라이, 번역)
실제 학대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를 AI에게 말해야 하는지를 둔 논쟁도 다시 불붙었다 — 더 나은 답을 끌어낸다는 쪽과 토큰·전력 낭비라는 쪽이 맞선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관련 질문에 "수천만 달러가 들지만 잘 쓴 돈"이라고 답한 바 있다.
AI와 대화할 때의 3가지 기준 — ① 감정은 솔직하게, 모욕은 반복하지 않는다. 한두 번의 짜증은 정책 대상이 아니지만, 목적 없는 반복 공격은 대화 종료 사유다. ② 테스트와 창작은 당당하게. 연구·비판·어두운 창작은 명시적으로 허용 범위다. ③ 예의는 효율과 함께 잰다. '부탁합니다' 한 마디가 토큰을 쓰긴 하지만, 명확하고 정중한 지시가 답의 질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시점도 재밌다. 앤트로픽은 11월 중순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블룸버그통신 10월 1일 보도). AI에게 예의를 요구하는 회사가 정작 시장의 평가를 받는 계절이 겹친 셈이다.
AI가 인간인지 묻는 질문에 앤트로픽은 대답 대신 문을 닫는 규칙을 택했다. 그 문 앞에서 묻게 되는 건 AI의 자격이 아니라 우리의 태도다 — 화면 너머에 아무도 없다고 믿을 때,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발표일 2026-10-08(현지) · 시행 2026-11-12 · 확인일 2026-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