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전시장이 되는 47일

창원이 울린다. 제8회 창원조각비엔날레 '공명장(Resonance Field)'이 30일 개막해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세계 41개 도시·지역에서 74팀 81명의 작가가 모여 200여 점을 내놓는다. 성산아트홀을 중심으로 창원의집·창원역사민속관, 진해역 일대, 마산어시장까지 도시 전체가 전시장이 된다. 조혜정 감독과 중국의 장쥔(Jiang Jun) 감독이 공동예술감독을 맡았고, 외국인 감독과 공동감독 체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는 울리고, 조각은 그 울림에 답한다.

옷을 입은 재봉틀들로 이뤄진 조각 설치작품
옷을 입은 재봉틀들이 합창단처럼 전시장에 늘어서 있는 조각 설치작품.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옷 입은 재봉틀들의 합창

전시장 문을 열면 사람 대신 옷을 입은 재봉틀들이 늘어서 있다. 글루클랴(Gluklya)의 '안티고네 업데이트'는 이주민 참여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를 다시 쓴 설치·퍼포먼스 작품이다. 의상과 천, 재봉틀로 짜인 조각적 '코러스'와 참여자들이 함께 다시 쓴 퍼포먼스 영상이 하나의 무대를 이룬다. 개인의 저항보다 연대와 공동체에 주목하며 노동과 젠더, 이주와 세계화를 노래한다.

자르고 잇는 손

산업도시로 성장해 온 창원의 역사와 겹쳐진 노동과 이주의 문제는 비엔날레 전체를 관통하는 울림이다. '자르고 잇고'라는 이름의 김윤신 작가의 나무조각도 그 울림 위에 서 있다. 200여 점의 조각들은 하나의 질문을 공유한다. 도시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비엔날레 기간의 창원은, 그 질문에 귀를 기울이는 장소가 된다.

실천 팁. 성산아트홀에서 시작해 창원역사민속관, 진해역 일대, 마산어시장까지 하루 코스로 잡으면 동선이 깔끔하다. 야외 작품이 많은 구간은 햇빛 좋은 낮 시간대를 추천한다. 전시는 11월 15일까지니 10월 주말에 여유롭게 다녀오자.

겨울이 오기 전, 도시의 울림을 한 번쯤은 직접 들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