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던 반도체 씨앗을 중앙 한 점으로 모았다 — 쌓아 올리는 AI칩의 첫 단추를 꿰는 법

핵심 데이터

  • 400개 중 99% 이상 — 정한 중앙 위치에 단결정 1개를 키운 실험 성공 비율

  • 원자 몇 층 두께 — 2차원 반도체의 두께, 기존 회로 위에 쌓을 수 있는 이유

  • 네이처 게재 2026-10-08 — KAIST 강기범·UNIST 김병조·한양대 김우희 교수팀 공동 성과

AI 답변이 느리다고 느낄 때, 병목은 계산만이 아니다. 칩 안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거리와 전력이 함께 발목을 잡는다. 국내 연구진이 그 거리를 줄일 '쌓는 반도체'의 출발점을 잡았다. KAIST 연구팀은 UNIST·한양대·TDS Innovation과 함께 2차원 반도체 결정이 처음 생기는 위치를 원하는 한 점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헤럴드경제 연구 보도, 확인일 2026-10-10).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8일 실렸다.

한 점에서 자라는 2차원 반도체 결정 일러스트
중앙 한 점에서 자라는 단결정의 개념 (AI 생성 이미지)

왜 시작점 하나가 그렇게 중요할까?

2차원 반도체는 원자 몇 층 두께로 얇아 기존 회로 위에 소자를 겹쳐 쌓기 좋다. 문제는 결정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자라다 맞닿으면 경계가 생기고, 그 경계가 전자 이동을 방해해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자랄 '영역'은 정해도 그 안에서 씨앗이 어디에 맺힐지는 확률에 맡겨야 했다.

연구팀은 성장 영역을 둘러싼 산화물 장벽에서 나오는 산소 성분이 결정핵 생성을 억제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장자리에서는 억제가 강하고 중앙에서는 약하다는 차이를 이용해, 중앙 한 곳에서만 결정이 시작되도록 유도한 것이다(파이낸셜뉴스 기술 설명, 확인일 2026-10-10). 실험에서는 400개 패턴 중 99% 이상에서 의도한 중앙에 단결정 하나가 자랐다.

수직 적층 AI칩 구조 일러스트
연산과 메모리를 가깝게 쌓는 적층 구조의 상상 (AI 생성 이미지)

시작점을 정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이다. — 강기범 교수 발언 요지

그래서 칩 설계는 무엇이 달라지나?

첫째, 옮겨 붙이는 공정에서 직접 키우는 공정으로 방향이 열린다. 완성된 박막을 필요한 자리로 전사하는 대신, 회로가 설계된 위치에 채널을 바로 성장시키는 제조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연산과 메모리를 수직으로 가깝게 배치하면 데이터 이동 시간과 전력을 줄여 데이터센터 부담과 응답 지연을 함께 낮출 여지가 생긴다. 셋째, 지금 당장 상용화로 읽지는 않는 것이 기준이다. 이번 성과는 소재 성장의 기초를 다진 단계이며, 실제 소자 수율과 양산 공정으로 이어지는지는 후속 연구를 지켜봐야 한다.

씨앗이 맺히는 자리를 정하는 일은 작아 보이지만, 쌓아 올리는 반도체에서는 그 한 점이 전체 구조를 결정한다. 오늘의 한 점이 내일의 칩을 바꾸는 출발선이 되는 셈이다.

자료 발표 2026-10-08 · 확인일 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