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을 기다리던 기내, 한 승객의 손에서 시작된 불 — 168명이 비행기를 내려야 했던 밤

핵심 데이터

  • 168명 전원 대피 — 2026-10-10 오후 7시 36분경, 청주국제공항 제주항공 7C227편(청주→제주)

  • 발화 지점 — 승객이 손에 쥔 보조배터리, 승무원의 리튬배터리 화재 진압용 파우치로 진화

  • 기내 규정 — 2026-4-20 시행 국토부 지침: 1인 최대 2개·개당 160Wh 이하, 기내 충전·사용 금지

토요일 저녁, 기내에 탄내가 났다면 — 상상만으로 등골이 서늘한 장면이 어젯밤 청주에서 벌어졌다. 10일 오후 7시 36분경, 청주국제공항에서 제주로 떠나려던 제주항공 7C227편 기내에서 한 승객이 손에 쥔 보조배터리에 불이 붙었다(뉴시스 현장 보도, 확인일 2026-10-11). 항공기는 아직 활주로로 이동하기 전이었다.

현장을 전한 보도는 이렇게 적었다.

이륙을 기다리는 기내의 저녁 풍경 일러스트
이륙을 기다리는 기내의 저녁 풍경 (AI 생성 이미지)

불이 나자 인근 승객이 옷으로 배터리를 덮어 불길을 잡았고, 이어 객실 승무원이 해당 기기를 리튬 배터리 화재 진압용 파우치에 넣어 신속하게 진화했다. — 뉴시스 현장 보도

불은 꺼졌지만 기내에 연기가 퍼지면서 탑승객 168명 전원이 항공기 밖으로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왜 보조배터리는 기내에서 불이 날까?

리튬이온 셀은 충격·압박·단락에 예민하고, 기내는 밀폐 공간이라 작은 불씨도 대형 사고로 번지기 쉽다. 제주항공은 올해 1월 22일부터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지난해 2월부터 화재 진압용 파우치를 탑재해 왔다. 이번에 승무원이 파우치를 즉각 쓴 건 그 조치가 작동한 첫 사례다.

화재 진압용 파우치에 기기를 넣는 모습 일러스트
리튬배터리 화재 진압용 파우치에 기기를 넣는 모습 (AI 생성 이미지)

그래서, 내 보조배터리는 탈 수 있을까?

탈 수는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국토교통부가 4월 20일부터 시행 중인 새 규정에 따르면 1명이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보조배터리는 최대 2개, 개당 160Wh(약 43,000mAh) 이하여야 한다(위키트리 규정 정리). 100~160Wh 제품은 항공사 사전 승인이 필요하고, 160Wh를 넘으면 반입 자체가 안 된다.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행위,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도 모두 금지다. 위탁수하물로는 부칠 수 없고, 단자에 절연테이프를 붙이거나 개별 파우치에 넣어 몸에 지니거나 앞주머니에 둔다. 머리 위 선반은 금지 구역이다.

기내 보조배터리 4원칙 — ① 제품에 적힌 Wh 숫자를 먼저 확인한다. 기준은 mAh가 아니라 Wh다. ② 단자를 가린다. 절연테이프나 개별 파우치가 합선을 막는다. ③ 기내에서는 꺼낸 채로 둔다. 충전도, 다른 기기 충전도 금지다. ④ 뜨거워지거나 부풀면 즉시 승무원에게 알린다.

어젯밤 168명이 무사히 내린 건 우연이 아니었다. 옆자리 승객의 손, 승무원의 파우치, 그 파우치를 기내에 실어 둔 결정이 겹친 결과다. 작은 전지를 대하는 태도가 안전을 가른다는 걸 일깨운 밤이었다.

발표일 2026-10-10 · 확인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