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데이터
- 10월 6일(현지시간) 발표 — 스웨덴 왕립과학원, 202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프랜시스 할젠(82)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석좌교수 선정. 1992년 이후 34년 만의 단독 수상
- 1㎦·약 5,800개 — 남극 얼음 1세제곱킬로미터에 심은 광센서 규모. 기존 5,160개에서 올해 2월 업그레이드로 600개 이상 추가 (확인일 2026-10-07)
- 1,200만 스웨덴크로나(약 16억 3천만 원) — 단독 수상으로 받는 상금. 전 세계 14개국 58개 연구기관, 350여 명 연구자가 참여한 프로젝트

1㎦ 얼음에 심은 5,800개의 센서 — 34년 만의 단독 노벨물리학상이 가리키는 곳

남극의 얼음 아래에서 우주를 보는 방법이 있다는 걸, 처음 들으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망원경도 없이 어떻게 별을 보나 싶지만,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바로 그 얼음에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6일(현지시간) 프랜시스 할젠 교수를 202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중앙일보 보도, 확인일 2026-10-07). 물리학상 단독 수상은 1992년 이후 34년 만이다.

왜 하필 남극의 얼음인가?

중성미자는 질량이 매우 작고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아 '유령 입자'로 불린다. 할젠 교수는 남극의 투명한 빙하 속에 광센서를 심으면, 중성미자가 얼음 속 원자핵과 부딪힐 때 나오는 희미한 푸른 빛을 포착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전자신문 보도). 그렇게 2011년 완공된 '아이스큐브'는 1㎦ 얼음에 광센서 5,160개를 심은 관측소가 됐고, 2017년에는 37억 광년 밖 블랙홀에서 온 중성미자를, 2023년에는 우리은하에서 온 중성미자를 포착했다. 한국 연구진도 이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해 왔다.

"이 메신저(중성미자)는 우주에서 정보를 가져온다" — 에바 올손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 (중앙일보 보도 인용)

남극 얼음 아래 중성미자의 빛을 쫓는 관측소 (AI 생성 이미지)

그래서 뭐가 달라지나?

빛은 우주 먼지와 가스에 가려지지만, 중성미자는 거의 그대로 날아온다. 그래서 블랙홀 주변처럼 빛으로는 보기 힘든 곳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이 열린다. 아이스큐브는 지난 2월 첫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마쳐 검출기를 약 5,800개로 늘렸고, 관측 부피를 8배까지 넓히는 차세대 관측소 '젠투(Gen2)'를 향한 시험대가 됐다. 상금 1,200만 크로나(약 16억 3천만 원)는 전액 할젠 교수에게 돌아간다.

깊은 얼음의 데이터를 지켜보는 연구자들 (AI 생성 이미지)

이 소식을 읽는 기준. 첫째, '단독 수상'이라는 형식이 말하는 바 — 한 사람의 구상이 분야를 열었다는 평가인지 확인할 것. 둘째, 숫자 1㎦와 5,800개처럼 관측 규모가 커질 때 무엇이 새롭게 보이는지를 볼 것. 셋째, 한국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라는 연결 지점을 기억할 것.

보이지 않는 입자를 보기 위해 인류는 남극의 얼음을 골랐다. 가장 차갑고 어두운 곳에 심은 센서가, 가장 먼 우주의 소식을 가져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