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늦게 열리는 문, 아침의 리듬이 바뀐다
은행 문 여는 시간이 바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지난 28일 산별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하면서,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개점이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춰진다.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그대로다. 금요일에는 영업 종료 30분 전부터 신규 창구 업무를 끊는 '라스트콜'도 새로 생긴다.
30분 늦게 열리는 문은, 30분 빨라지는 하루를 재촉한다.

아침을 잃어버린 사람들
출근길에 은행을 들렀던 사람들에게는 하루의 선택지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하루 영업시간은 7시간에서 6시간 30분으로 줄고, 금요일에는 사실상 1시간이 빠진다. "퇴근할 때도 갈 수 없는데 출근할 때도 갈 수 없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 시기의 한시적 조정을 제외하고 정규 영업시간이 바뀌는 것은 2009년 이후 18년 만이다.
문이 닫히면 열리는 것들
노조는 영업 전 전산·현금 준비와 영업 후 정산으로 이어지는 과도한 근무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임금 3.0% 인상, 주 1시간 이내 자율출근제 신설과 함께 타결됐고, 30일 예정이던 2차 총파업은 철회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6개 은행 점포는 올 2분기 말 5,505곳으로, 3년 새 235곳이 사라졌다. 줄어드는 점포와 줄어드는 시간, 그 틈에서 금융 접근성이 가장 약한 사람은 고령층과 디지털 금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다.
실천 팁. 대출·외환처럼 창구 방문이 필요한 일은 금요일 오전 일찍 끝내자. 개점 직후 30분이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다. 이체나 잔액 조회 같은 단순 업무는 모바일뱅킹으로 미리 정리해 두면 창구 방문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문은 30분 늦게 열린다. 하지만 그 30분을 준비하는 사람의 아침은, 조금은 넉넉해질지도 모른다.



